Day 107. 산을 내려오며

창세기 22장 15~19절

15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두 번째 아브라함을 불러 16 이르시되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내가 나를 가리켜 맹세하노니 네가 이같이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도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17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 18 또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니 이는 네가 나의 말을 준행하였음이니라 하셨다 하니라 19 이에 아브라함이 그의 종들에게로 돌아가서 함께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거기 거주하였더라

(Genesis 22:15-19, 개역개정)

하늘에서 두 번째 부르심이 들려왔다

칼을 거두라 하시던 음성이 이번에는 맹세가 되어 울렸다

내가 나를 두고 맹세하노니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처럼 너의 자손이 번성하리라

이미 여러 번 들었던 그 약속이 제단 뒤편에서 새삼 깊어졌다

타오르던 불길이 잦아들고 재가 바람에 날릴 때

아브라함은 아들의 손을 잡고 묵묵히 산길을 내려왔다

산 아래 기다리던 종들에게로 약속했던 대로 둘이 함께 돌아와

브엘세바의 마른 바람 속으로 말없이 걸어 들어갔다

짧은 여운 — 하늘의 사자가 "두 번째" 아브라함을 불렀다. 첫 번째 부르심(11절)이 칼을 거두게 하는 다급한 멈춤이었다면, 두 번째 부르심은 하나님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시는 영원한 맹세였다.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라는 축복은 창세기 15장과 17장에서도 이미 주어졌던 언약이었으나, 독자를 제단에 올려놓았다가 다시 돌려받은 이 산꼭대기에서 그 말씀은 이전과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그리고 모든 시험의 폭풍이 지나간 뒤 본문은 놀랍도록 담담하게 적는다. "이에 아브라함이 그의 종들에게로 돌아가서 함께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거기 거주하였더라." 사흘 전 산 아래 종들에게 남겼던 한마디, "우리가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22:5)는 약속이 이렇게 온전히 성취되었다. 가장 큰 순종 뒤에 찾아오는 것은 거창한 승전가가 아니라, 다시 브엘세바로 돌아가 삶을 살아내는 고요한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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