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10. 은 사백 세겔의 자리

창세기 23장 10~20절

10 에브론이 헷 족속 중에 앉아 있더니 그가 헷 족속 곧 성문에 들어온 모든 자가 듣는 데서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11 내 주여 그리 마시고 내 말을 들으소서 내가 그 밭을 당신에게 드리고 그 속의 굴도 내가 당신에게 드리되 내가 내 동족 앞에서 당신에게 드리오니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12 아브라함이 이에 그 땅의 백성 앞에서 몸을 굽히고 13 그 땅의 백성이 듣는 데서 에브론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합당히 여기면 청하건대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그 밭 값을 당신에게 주리니 당신은 내게서 받으시오 내가 나의 죽은 자를 거기 장사하겠노라 14 에브론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15 내 주여 내 말을 들으소서 땅 값은 은 사백 세겔이나 그것이 나와 당신 사이에 무슨 문제가 되리이까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16 아브라함이 에브론의 말을 따라 에브론이 헷 족속이 듣는 데서 말한 대로 상인이 통용하는 은 사백 세겔을 달아 에브론에게 주었더니 17 마므레 앞 막벨라에 있는 에브론의 밭 곧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과 그 밭과 그 주위에 둘린 모든 나무가 18 성문에 들어온 모든 헷 족속이 보는 데서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된지라 19 그 후에 아브라함이 그 아내 사라를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 굴에 장사하였더라 (마므레는 곧 헤브론이라) 20 이와 같이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이 헷 족속으로부터 아브라함이 매장할 소유지로 확정되었더라

(Genesis 23:10-20, 개역개정)

성문에 둘러앉은 사람들 앞에서 은 사백 세겔의 무게를 달았다

거저 가지라는 호의를 거두고 상인이 쓰는 저울로 정확히 치렀다

밭과 그 속의 굴뿐 아니라 경계를 둘러싼 나무 한 그루까지

성문에 들어선 헷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유는 분명하게 확정되었다

평생을 장막에 살며 하늘의 별만 헤아리던 사람이

약속의 땅에서 처음으로 얻은 영토는 화려한 궁궐도 푸른 목초지도 아니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뉘일 어둡고 깊은 바위 굴 하나

눈물의 무덤이 가나안에 박힌 첫 주소가 되었다

돌문을 닫고 돌아서며 그는 약속의 첫 닻을 내렸다

짧은 여운 — 에브론은 고대 근동의 관례적인 환대 언어로 밭을 거저 주겠노라 말하지만, 아브라함은 "상인이 통용하는 은 사백 세겔"을 성문 앞에서 저울에 달아 건넨다. 어떤 모호함이나 훗날의 번복도 남기지 않기 위해 모든 헷 족속의 눈앞에서 공증을 마친 것이다. 성경은 밭과 굴뿐만 아니라 "그 주위에 둘린 모든 나무"까지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되었다고 상세히 적는다(17절). 가나안 땅 전체를 유업으로 약속받고 칠십여 년을 살아온 아브라함이 생전에 자기 몫으로 확보한 유일한 등기지는 다름 아닌 아내의 무덤이었다. 산 자를 위한 영토가 아닌 죽은 자를 위한 굴이었으나, 이 작은 바위 무덤은 나그네의 떠돌이 장막 생활이 마침내 약속의 땅에 영구히 닻을 내리는 믿음의 첫 말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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