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008. 그친다는 것

창세기 2장 1~3절

1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2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3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Genesis 2:1-3, 개역개정)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졌다, 라고 성경은 말한다

만들다가 아니라 이루어지다, 라는 수동태로

멈춘다고 다 게으름은 아니다 하나님이 하시던 일을 그치셨다 그 그침은 지쳐서가 아니라 다 이루셨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전까지 복은 살아 있는 것들에게만 주어졌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루, 라는 시간 자체가 복을 받았다

엿새 동안 ’좋았다’는 말은 있었지만 ’거룩하다’는 말은 없었다

거룩이라는 말이 처음 붙은 자리는 장소도 사람도 아니고 하나의 하루였다

나는 자주 일을 다 마치지 못한 채로도 그만 멈추는 것을 두려워한다

어쩌면 그치는 것도 이루는 것 못지않은 창조의 몫인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무언가를 그친다면 그것이 게으름이 아니라

일곱째 날을 닮은 작은 안식이기를

짧은 여운 — 창세기에서 "거룩하다"는 말이 처음 등장하는 자리는 사람도 장소도 아닌 하루, 그것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하루다. 어쩌면 안식은 일곱 날 중 가장 소극적인 날이 아니라, 가장 적극적으로 완성을 선언하는 날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무언가를 그치는 순간에도, 그 그침이 그 자체로 온전함의 표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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